colby
국내 인기있는 도서들을 소개하고 책에 관련된 감상문이나 독후감을 소개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Notice

'비채'에 해당되는 글 1

  1. 2009.11.25 고백 - 미나토 가나에 / 비채
2009. 11. 25. 23:31 해외베스트셀러

 

고백 - 10점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비채
2009년 서점대상을 비롯하여 제29회 소설추리 신인상, 2008년 미스터리 베스트10 1위 등 다채로운 수상 내역과 발간 1년 만에 누적 판매부수 70만부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수립한 2008년 일본 최고의 화제작. 열세 살 살인자와 그보다 더 어린 희생자…. 허물어진 현대의 상식을 차가운 시선으로 담아냈다.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에서 어린 딸을 잃은 여교사 유코는 봄방학을 앞둔 종업식날, 학생들 앞에서 차분하면서도 단호한 목소리로 입을 연다. 불행한 익사 사고로만 알고 있던 학생들에게 느닷없이 공표된, 차마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충격적인 사건의 전말. 나직하고도 상냥한 어조로 시작된 이야기는 점차 잔인한 진실로 이어지고, 걷잡을 수 없는 파문으로 치닫는다.

"내 딸 마나미는 사고로 죽은 것이 아니라 살해당했습니다. 그 범인은 바로 우리 반에 있습니다." 술렁대는 학생들에게 유코는 또 하나의 충격적인 고백을 던진다. "저는 두 사람이 생명의 무게와 소중함을 알았으면 합니다. 자신이 저지른 죄의 무게를 깨닫고 그 죄를 지고 살아가길 원합니다. 그래서…." 그녀가 준비한 복수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성직자聖職者 - 7
순교자殉敎者 - 57
자애자慈愛者 - 107
구도자求道者 - 151
신봉자信奉者 - 203
전도자傳道者 - 253
역자 후기 - 269

마나미는 낙엽과 함께 어두운 수면에 떠 있었습니다. 달려가 끌어올린 마나미의 몸은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심장은 뛰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저는 마나미의 이름을 부르며 인공호흡과 마사지를 반복했습니다. 어린아이의 시체를 두 눈으로 보고 충격이 컸을 텐데도, 호시노 군이 곧장 다른 선생님들을 부르러 갔어요. 병원에 실려간 마나미는 익사라는 진단을 받았고, 경찰은 외상이나 옷매무새가 단정했다는 점에서 실수로 수영장에 추락한 것으로 보고 사고사로 판단했습니다. 그때, 주위도 캄캄했고 그런 여유도 없었을 텐데, 다케나카 씨 댁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 철망 사이로 무쿠가 코를 내밀고 이쪽을 보고 있었던 것이 기억나는군요. 경찰 조사로 그 철망 부근에 손으로 찢은 빵조각이 떨어져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마나미가 다니는 유아원 급식에 나왔던 빵과 똑같은 것이었습니다. 몇몇 학생들이 ‘수영장 부근에서 마나미를 본 적이 있다’는 증언을 했고, 마나미가 매주 수영장에 들렀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무쿠에게 밥을 주러 갔던 것 같더군요. 다케나카 씨는 무쿠를 이웃 분께 부탁했지만, 그 사실을 모르는 마나미는 자기가 밥을 주지 않으면 무쿠가 죽는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양호실 밖에 나갔다는 걸 들키면 제게 혼날 줄 알았던지, 언제나 혼자 몰래 가서 10분 정도 있다가 돌아왔다고 해요. 저는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엄마를 기다리는 동안 뭘 했니? 하고 물으면 마나미는 언제나 장난기 가득한 눈으로 저를 보고는 언니들하고 놀았던 이야기를 들려주었어요. 그건 뭔가 비밀이 있는 눈이었는데, 좀 더 제대로 이야기를 나누면 좋았을걸……. 그랬더라면 마나미를 혼자 수영장에 보내는 일도 없었겠지요.
마나미의 죽음은 보호자인 제 감독불찰이 원인입니다. 학교에서 이런 문제를 일으켜 여러분 마음에 적잖은 충격을 준 점, 정말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그 후로 이미 한 달 이상이 지났건만, 새벽녘이면 언제나 이불 속에서 손을 뻗어 마나미를 찾곤 합니다. 마나미는 잘 때 항상 몸 어딘가를 제게 꼭 붙이곤 했습니다. 짓궂게 몸을 떼면 눈을 감은 채로 손을 더듬어 저를 찾았고, 손을 꼬옥 잡아주면 다시 고른 숨소리를 내곤 했습니다. 눈을 뜰 때마다 이제 아무리 손을 뻗어도 그 보드라운 뺨이나 솜털 같은 머리카락을 만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립니다. 교장 선생님께 사직의사를 밝히니 그 사고가 원인이냐고 물어보시더군요. 아까도 기타하라 양이 같은 질문을 했지요.
분명 제가 사직을 결심한 것은 마나미의 죽음이 원인입니다. 하지만 만약 마나미의 죽음이 정말 사고였다면, 슬픔을 달래기 위해서도, 그리고 제가 저지른 죄를 반성하기 위해서도 교사직을 계속했을 겁니다. 그렇다면 어째서 사직하는가?
마나미는 사고로 죽은 게 아니라 우리 반 학생에게 살해당했기 때문입니다.
- 알라딘
P.185 : 마음이 약한 사람이 자기보다 더 약한 사람을 상처입힌다. 상처를 입은 사람은 견뎌내든지,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걸까? 그렇지 않다. 너희들이 사는 세상은 그렇게 좁지 않다. 지금 있는 곳에서 살기가 고통스럽다면 다른 곳으로 피난해도 되지 않을까. 안전한 장소로 도망치는 일은 부끄러운 행동이 아니다. 드넓은 세상에는 반드시 자신을 받아들여줄 장소가 있다고 믿기 바란다. - 몽자&콩자
P.113 : "뭐든 힘든 일이 있으면 엄마가 언제나 들어줄 테지만,
의논할 마음이 들지 않을 때는 가장 믿음이 가는 사람한테 털어놓는다 생각하고 여기에 글을 쓰렴. 인간의 뇌는 원래 뭐든지 열심히 기억하려고 노력한단다. 하지만 어디든 기록을 남기면 더 이상 기억할 필요가 없다고 안심하고잊을 수 있거든.즐거운 기억은 머릿속에 남겨두고, 힘든 기억은 글로 적고 잊어버리렴." - 야옹이
저자 : 미나토 가나에
  • 최근작 : <고백>
  • 소개 : 히로시마 현에서 태어나 학교 도서관에 틀어박혀 에도가와 란포와 아카가와 지로의 소설을 읽는 ‘공상 좋아하는 아이’로 자랐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의류회사에서 일했지만 1년 반 만에 퇴사하고 향한 곳은 남태평양의 오지 통가. 그곳에서 청년 해외 협력대 대원으로 2년간 봉사활동을 하며 자신의 상식이 반드시 세상의 상식은 될 수 없음을 뼈저리게 체험했다. 귀국 후에는 효고 현의 고등학교에서 근무했다.
    서른 살을 맞아 글쓰기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한 미나토 가나에는 단시短詩, 방송 시나리오, 소설에 이르기까지 분야를 넘나드는 전방위적인 집필을 시작했다. 2005년 제2회 BS-i 신인 각본상 가작 수상을 시작으로, 2007년 제35회 창작 라디오 드라마 대상을 수상하는 등 방송계에서 먼저 주목받으며 스토리텔러로서의 역량을 드러냈다. 같은 해, 《고백》의 모티브가 된 단편 〈성직자〉를 발표, 제29회 ‘소설 추리’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정식 데뷔한다.
    그리고 2008년 8월, 〈성직자〉의 뒷이야기를 묶은 첫 장편 《고백》을 출간한다. 《고백》은 데뷔작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치밀한 복선과 탄탄한 구성으로 일본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연말에 발표되는 각종 미스터리 랭킹을 휩쓴 것은 물론, 이듬해인 2009년 제6회 서점대상까지 석권하는 기염을 토하는 등 《고백》이 몰고 온 폭풍은 상상 이상이었다. 데뷔작으로 단숨에 서점대상까지 휩쓴 것은 《고백》이 처음이다.
    일본 독자들을 그토록 열광케 한 《고백》, 그 비결은 철저한 사전 준비에 있었다. 특히 작품에서 보잘것없는 비중을 차지하는 ‘엑스트라급’ 인물들의 인생까지 꼼꼼히 망라한 ‘작중 등장인물 이력서’는 캐릭터에 대한 작가의 무한한 애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예이다. “이력이 결정되는 순간 인물들이 스스로 이야기를 만든다”고 이야기하는 작가 미나토 가나에. 《고백》으로 스타덤에 올랐지만, 5년 후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라는 질문에 “그때는 《고백》이 대표작이 아니길 빈다”는 그녀의 당찬 포부가 일본 문단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대표작으로 《고백》, 《소녀》, 《속죄》가 있다.
  • 링크 :

역자 : 김선영
posted by colby
prev 1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