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by
국내 인기있는 도서들을 소개하고 책에 관련된 감상문이나 독후감을 소개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Notice

2018. 11. 7. 09:55 국내베스트셀러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 - 10점
이석원 지음/달

 

“나의 삶을 이루는 아무리 작은 것에도 침묵하지 않기”

그에게는 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변함없이,
이석원이 사진을 찍듯 글로 잡아챈 삶의 사소하고도 중요한 단면들


2009년 출간 이래 9년간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지키며 우리나라 에세이의 새로운 전범이 되어버린 산문집 『보통의 존재』. 이후 2015년 허구와 사실의 경계를 절묘히 넘나드는 이야기 산문집 『언제 들어도 좋은 말』로 독자 대중들에게 커다란 사랑을 받은 이석원이 3년 만에 새 산문집으로 돌아왔다.
이번 산문집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에서는 삶과 죽음, 영원한 이별 등 삶의 거대한 주제들보다는 보다 작고 소소한 이야기들을 담고 싶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왜냐하면 스쳐가는 사소한 순간들에 생의 더 큰 진실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마치 사진을 찍듯 일상을 단면 단면 포착하여 써내려간 글들은 모두 8부로 구성되어 펼쳐지며, 이를 통해 독자는 각기 다른 색깔을 지닌 여덟 권의 에세이를 만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될 것이다.

아름답지 못한 세상을 아름다운 것들로 돌파하기 위하여

오늘도 계속되는
어느 ‘보통의 존재’의 쉼 없는 일상의 기록


변함없이 감탄을 자아내는 일상의 절묘한 포착과 그만의 친근하면서도 날카로운 언어로 감동을 자아내는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어느 때보다 고요히 자신과 세상의 삶을 응시한다. 이 보통의 이야기들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이석원이라는 사람이 써내려가는 글들이 그 자신의 이야기이자 우리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독자들이 각자 흩어져 있던 하루의 끝 어느 날에 책장을 넘기며 만나, 함께 공감하며 감정이 모이는 어떤 지점에 자리할 것이다. 그리고 그 활자 너머에서 이석원이 우리 일상의 변함없는 파수꾼으로서 함께할 것이다.
posted by colby
2013. 8. 3. 22:58 국내베스트셀러
살인자의 기억법 - 10점
김영하 지음/문학동네

 

“무서운 건 악이 아니오. 시간이지. 아무도 그걸 이길 수가 없거든.”

남성적인 문체의 속도에 대한 완벽한 배반, 시야가 좁아질 정도의 질주를 스키드 마크도 없이 일시에 끝내버린 급정거, 폭발하는 굉음들 사이에 갑자기 찾아온 완벽한 정적, 이 낯선 기분들과 이 기분들이 서서히 공포로 바뀌는 체험이 결정적이다.

첫 문장의 강렬함이 채 사라지기 전에 마지막 문장의 마침표까지, 숨 가쁘게 내달린다.
그리고 문득 눈앞을 가리는 아득한 심연!


수식어가 필요 없는 작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그 김영하다. 올해로 데뷔한 지 19년. 하지만 그는 독보적인 스타일로 여전히 가장 젊은 작가다. 그의 소설은 잔잔한 일상에 ‘파격’과 ‘도발’을 불어넣어 우리를 흔들어 깨운다. 그가 일깨운 우리의 일상은, 매순간이 비극인 동시에 또한 희극이다. 슬픔과 고독, 아이러니와 패러독스의 인물들을 마주할 때마다 내 곁을 스쳐지나간 사람들의 얼굴이 하나하나 떠오른다. 김영하는 어느새 우리 삶에 깊숙이 침투해 있다.

데뷔작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에서 김영하는 우리에게 자살안내인을 소개했다. 판타지이고 허구인 줄만 알았던 그의 역할이 오래지 않아 현실이 되는 기이한 현상을 목도한 우리는 이제 다시 그 강렬했던 경험을 만나게 된다. ‘고아 트릴로지’의 마지막 작품 『너의 목소리가 들려』 이후 일 년 반 만에 신작 장편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을 들고 김영하가 돌아왔다.

『살인자의 기억법』에서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은퇴한 연쇄살인범이 점점 사라져가는 기억과 사투를 벌이며 딸을 구하기 위한 마지막 살인을 계획한다. 아무렇지 않게 툭툭 던지는 잠언들, 돌발적인 유머와 위트, 마지막 결말의 반전까지, 정교하고 치밀하게 설계된 이번 소설에서 김영하는 삶과 죽음, 시간과 악에 대한 깊은 통찰을 풀어놓는다.

posted by colby
2012. 11. 14. 21:20 국내베스트셀러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 - 10점
정목 지음/공감

불교방송‘마음으로 듣는 음악’과 인터넷 유나방송으로 헤아릴 수없이 많은 청취자와 네티즌에게 위안과 감동을 선물하고 있는 정목스님의 정갈한 산문과 아포리즘! 감사, 자비, 분노, 사랑, 화해, 평화 등을 주제로 행복을 찾는 현대인들에게 마치 족집게 과외 선생님처럼 기쁨과 휴식의 정답을 선사한다.

영혼의 깊은 우물에서 퍼 올린 정갈하고 솔직한 치유의 언어
혼자 가는 인생 길, 누군가의 따뜻한 손길이 필요할 때 곁에 두는 책


“안녕하세요? ‘마음으로 듣는 음악’ 정목입니다.”
주말 저녁 FM 방송. 한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는 음성이 귓가에 내려앉는가 싶더니 마음에 젖어든다. 어머니 손길 같이 마음을 어루만지는 따스한 음성에 먼저 반하고, 두고두고 가슴에 남는 말씀의 내용에 다시 반한다.

그렇게 스님의 팬이 된 사람들은, 마음공부를 널리 전파하기 위해 만든 인터넷 ‘유나방송’과 스님이 주지로 계신 정각사 법회에서 자신을 들여다보고, 마음 다스리는 법을 배우며 트위터에 올라오는 스님의 글에 다시 매료된다. 이 책은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열리게 하고 삶의 의미를 되찾게 하는 글과 말씀에 의해 저절로 한 권의 책으로 묶여져 나오게 되었다.

물질적 풍요 속에서도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고, 마음의 감옥에 갇혀 자유롭지 못한 현대인에게 스님의 지혜로운 말씀은 때로는 자상한 어머니의 음성처럼, 때로는 세상 먼지에 찌든 심신을 깨워놓는 죽비소리처럼 청정하게 울려 퍼진다. 뿐만 아니라, 아침에 핀 나팔꽃이나 채송화 같이 맑은 비구니 스님 특유의 깨끗한 서정은 잊고 있던 동심을 일깨우며 우리 마음에 아련한 향수를 불러오기도 한다.

책은 ‘처음 만난 별에서’ ‘세상에 꽃이 필 때’ ‘내 마음의 리모컨’, 크게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처음 만난 별에서’는 서문을 대신해 책 전체의 주제가 될 만큼 진지하지만 무겁지 않은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다. 투명한 언어로 들려주는 삶과 죽음, 존재에 대한 각성은 낯선 것을 친근하게, 익숙한 것을 새롭게 들여다보게 만드는 커다란 힘이 있다.

풀잎 위 죽은 잠자리
살아서도 가볍고
죽어서도 가볍네.
살아서도 아름답고
죽어서도 아름답네.
악취도 없고
땅을 더럽히지도 않네.
사람의 시신도
저렇듯
가볍고 아름다울 순 없을까?
-7쪽

‘세상에 꽃이 필 때’는 표제작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를 비롯한 스물두 편의 에세이로 이루어져 있다.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에서는 장 루슬로의 시를 소재로, 우리의 욕망을 돌아보고, 참된 평화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들려준다. 이 밖에도 두 시어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틀에 맞춰 사람을 재단하고 평가하는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세상의 기본’, 고양이 이야기를 통해 갈등과 분쟁을 일으키는 오해에서 벗어나는 법을 들려주는 ‘꼬리의 미학’ 등 에세이마다 수십 년간의 봉사 활동과 상담을 통해 상처 입은 이들을 다독이고 위로해 온 스님의 경험과 지혜가 넉넉히 녹아들어 있다.

‘내 마음의 리모컨’은 감사, 고통, 분노, 사랑, 성장, 자비, 집착, 화해, 건강, 평화, 행복 등 사람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주제 따라 나눠지며 마음의 고요함을 얻는 실질적인 방법들이 소개된다. 어떻게 하면 자비심을 기를 수 있는지, 집착과 미혹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지, 진정한 행복이란 어떤 것인지, 짧지만 마음을 울리는 경구와 일화 중심의 이야기는 유익하며 흥미롭다.

‘제 친구 스님이 새벽안개가 자욱한 길에 쌀 배달을 가다가
사고가 나서 그만 한쪽 눈을 실명했어요.
같은 동네 사시는 독거노인들을 위해 쌀을 배달하다가
그렇게 되었으니 참 안타까운 일이지요.
그 스님 1년간 마음 고생하더니 어느 날 제게
“나 이제 안 울어. 내겐 아직 눈 하나가 남아있고, 손도 발도 있잖아.
없어진 것보다 남아 있는 게 더 많아.”
이렇게 말하더군요.
정말 감동 먹었어요. 이런 감동, 밥 먹듯이 먹었으면 좋겠군요.
남아 있는 게 더 많은 데도 늘 잃어버린 것만 생각하며
눈물 흘리는 우리에게 이 스님 말씀은 눈물이 쏙 들어가도록 합니다.’
-81쪽

사랑은 열을 필요로 합니다. 열이 나기 위해선 어떤 전류도
저항이 있어야 합니다.
사랑이 수많은 저항을 낳는 이유는 그 때문입니다.
저항을 겪어내지 않은 사랑은 참된 사랑이 아닙니다.
그러나 저항뿐인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 미움입니다.
-126쪽

posted by colby
prev 1 next